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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예술인 금융 재난 보고서

최종 수정일: 10월 23일

붓을 꺾고, 스쿠터에 올랐습니다: 약탈적 금융에 스러져가는 예술가들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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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사 개요

● 목적: 예술인 금융 소외 실태 데이터 증명 및 사회적 의제화

● 대상: 전국 예술인 179명

● 기간: 2025. 10. 10. ~ 10. 18. (9일간)

● 기관: 한국스마트협동조합

2. 주요 결과

[증명] 예술인은 ‘성실한 상환자’였다.

● 근거: 3년간 예술인 354명 대상, 신용 무관 대출(약 7억 원) 실행 결과 상환율 95%달성.

● 결론: 금융권의 ‘고위험 집단’ 평가는 명백한 편견임이 입증됨.

[현실 ①: 배제] 은행 문턱 넘지 못한 예술인 84.9%

● 제1금융권에서 ‘소득 불규칙’, ‘무직자 취급’ 등의 이유로 대출 거절 또는 신청 포기.

● 4대 보험 중심의 낡은 신용평가 시스템이 예술인을 구조적으로 차별.

[현실 ②: 약탈] 10명 중 4명은 ‘약탈적 고금리’에 노출

● 은행 밖으로 내몰린 예술인의 48.6%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 수준인 연 15% 이상의 초고금리 이자를 부담.

● 상환 능력이 있음에도, 단지 ‘예술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고금리 강요.

[현실 ③: 파괴] 채권추심에 10명 중 9명은 ‘창작 중단 혹은 위축’

● 응답자의 43%가 과도한 빚 독촉 등 ‘채권추심’ 경험.

● 채권추심 경험자의 88.3%는 불안과 공포로 창작 활동 중단 혹은 위축.

● “아이들 모르게 3일 굶었다”, “돈 없어 치료 포기” 등 생존 위협 현실화.

3. 결론 및 제언

[진단] 이것은 ‘사회적 재난’이다.

● 예술인 금융 문제는 개인의 실패가 아닌, 시스템의 실패가 낳은 구조적 재난.

● “예술인은 위험하지 않다. 위험한 것은 이들을 약탈하도록 방치하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다.”

[제언] ‘복지’를 넘어 ‘금융’으로.

● 예술인에게 금융은 소득 공백기를 버티는 ‘산소호흡기’이자 ‘필수재’.

● 예술인의 특수성을 반영한 대안적 금융 시스템 구축을 강력히 촉구.

1. 생존의 위협: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금융 문제는 추상적인 재무 지표가 아닌, 먹고, 자고, 아플 치료받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현실의 문제였습니다.

“아이들 모르게 나만 3일을 굶었던 기억.”

(50대, 연극인)

“돈이 없어 절박했던 치과 치료를 못 받고 있어요. 병원을 제때 가야 하는데, 안 가고 웬만하면 참는 것이 이젠 습관이 돼버렸습니다.”

(50대, 배우)

“돈이 없어서 귀 치료를 계속 미뤘고, 그로 인해 양쪽 귀 다 증상이 악화됐습니다.”

(30대, 음악인)

“병원에 입원 중이신 어머니의 병원비를 낼 수 없어, 퇴원을 미루기도, 받아야 할 검사와 치료를 포기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50대, 배우/방송인)

“임대료 연체로 인해 단체 사업장이자 거주지에서 비자발적으로 퇴거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금융권은 물론 예술인 대출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50대, 배우)

“경제적 형편의 문제로 갈 곳이 없어 고시원, 연습실 등을 전전하다 한동안 노숙을 한 적이 있습니다.”

(30대, 음악인)

2. 창작의 좌절: "공연을 할수록 빚만 늘어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생존의 위협 속에서 예술가들은 가장 먼저 자신의 꿈, 창작 활동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금융 압박은 그들의 손에서 붓과 펜을 빼앗아 갔습니다.

“하루 4시간도 채 못 자며 알바와 연극을 병행하지만, 공연을 할수록 빚만 늘어가는 상황이 계속되어 공연을 그만두기로 함.”

(30대, 배우)

“작품보다 매달의 금전적 해결을 우선순위로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아쉽습니다. 예술인으로서 큰 수익을 내려면 작품이 잘 돼야 하는데, 작품보다 매달 소일거리 찾기에 집중해야 함이 악순환 속에 갇혀있는 느낌이 듭니다.”

(40대, 음악인)

“당장의 매달 닥쳐오는 대출금으로 인해 공연을 접고 알바에 집중한 적이 많음.”

(50대, 배우)

“독촉 전화로 연습과 공연에 지장을 주고, 이로 인해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하고 다음날이 두려워짐.”

(40대, 연극인)

“돈이 없으면 삶이 무너지는데 예술 창작은 꿈도 못 꾸죠.”

(50대, 예술가)

3. 관계의 단절과 인간적 모멸감: "치욕감과 인연 단절"

금융 문제는 개인을 사회로부터 고립시켰습니다.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의 치욕감, 갚지 못하는 미안함은 가장 가까운 관계마저 파괴했습니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드는 그 치욕감과 인연 단절, 그리고 갚지 못하면서 밀려오는 압박감, 무력감.”

(50대, 만화가/미술가)

“힘들 때는 친한 지인의 경조사에 참석할 수도 없을 정도였고, 그로 인해 인간관계조차 단절된 적이 있다.”

(50대, 배우/방송인)

“서민을 위한 제도임에도 예술인이라는 이유로 증빙이 부족할 때 자괴감을 느낍니다.”

(30대, 영화/방송인)

“연극배우라고 하자 '무직자'라고 대출담당으로부터 들었던 것.”

(50대, 배우)

이 목소리들은 명백히 증언합니다. 예술인 금융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예술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가장 취약한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적나라한 자화상입니다.



1. 문을 두드리는 소리

한밤중, 낡은 작업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둠 속에서 홀로 캔버스와 씨름하던 화가 A는 생각합니다. ‘영감의 신이 찾아왔을까.’밤새 대본을 붙들고 있던 배우 B는 기대합니다. ‘혹시 새로운 배역 제안일까.’기타를 고쳐 매던 음악가 C는 상상합니다. ‘내 음악의 가치를 알아주는 투자자일까.’

그러나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을 때, 거기 서 있는 것은 차가운 얼굴의 집주인입니다. 그의 손에는 영감의 악보가 아닌, 서너 달 밀린 월세 고지서가 들려있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예술가들이 마주하는 가장 흔하고 잔인한 현실의 시작입니다.


2. 첫 번째 문: "죄송하지만, 고객님은 무직자입니다"

50대 연극배우 D씨는 은행에 갔습니다. 20년 넘게 무대 위에서 온몸으로 희로애락을 연기했지만, 서류 속 그의 직업란은 비어있었습니다. “연극배우라고 하자, 대출 담당자로부터 ‘무직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의 삶과 경력은, 4대 보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단 한 줄의 낙인으로 지워졌습니다.

그는 혼자가 아닙니다. 저희 설문에 참여한 예술인 10명 중 8명 이상(84.9%)이 D씨처럼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소득이 불규칙하다’는 이유로, ‘증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그들은 가장 안전한 1차 금융 안전망에서 유령처럼 거절당했습니다.

시스템이 그들에게 정중하지만 잔인하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당신들의 노동은,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3. 두 번째 문: 약탈의 덫으로 들어가는 ‘강요된 선택’

어머니의 병원비, 아이의 학원비, 당장 내야 할 월세…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은행에서 밀려난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때, 스마트폰 화면 위로 ‘누구나 빠른 대출’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이 떠오릅니다.

그것은 구원의 동아줄이 아니었습니다. 날카로운 칼날이 촘촘히 박힌,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었습니다.

은행 밖으로 내몰린 예술인 2명 중 1명(48.6%)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 수준인 연 15% 이상의 살인적인 이자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40대 음악인 E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난 12년간 낸 이자의 절반만 되었어도 빚을 없앴을 겁니다. 이제는 작품보다 매달 소일거리 찾기에 집중해야 하는 악순환에 갇힌 느낌이 듭니다.”

그들이 빌린 것은 분명 ‘돈’이었지만, 그들이 갚아야 했던 것은 자신의 ‘시간’과 ‘예술’, 그리고 ‘삶’ 그 자체였습니다.


4. 마지막 비명: "창작 활동을 완전히 중단했습니다"

살인적인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이내 ‘채권추심’이라는 괴물이 문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은유가 아닌, 실제의 공포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오는 전화와 문자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습니다.” (채권추심 경험자의 72.7%)“가족에게 연락하겠다는 협박에 매일 밤 잠을 설쳤습니다.” (채권추심 경험자의 10.4%)

이 지옥 같은 공포 속에서 가장 먼저 죽어가는 것은 ‘영감’이었습니다. 빚 독촉 전화는 한창 몰입하던 연습을 끊고, 심리적 압박은 떠오르던 악상을 흩어버립니다. 채권추심을 경험한 예술인 10명 중 9명에 가까운 88.3%는 결국 창작 활동을 “완전히 중단했거나 현저히 위축되었다”고 답했습니다.

30대 연극인 F씨는 끝내 무대를 떠났습니다. “하루 4시간도 채 못 자며 알바와 연극을 병행했지만, 공연을 할수록 빚만 늘어가 결국 공연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50대 배우 G씨는 배달 스쿠터에 올랐습니다. “대출은 막히고, 돈 나올 곳은 없고… 불법적인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곡예하듯 스쿠터를 타며 배달을 했습니다.”

붓을 꺾고, 악기를 내려놓고, 스쿠터에 오른 예술가. 이것이 약탈적 금융이 낳은 2025년 대한민국의 가장 슬픈 자화상입니다. “아이들 모르게 3일을 굶었다”는 한 연극인의 고백 앞에서, 우리는 침묵할 수 없습니다.


5.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금융 시스템은 그들을 ‘위험하다’고, ‘무책임하다’고 낙인찍었습니다.과연 정말 그럴까요?

지난 3년간, 저희는 이 잔인한 편견에 맞서 작은 사회적 실험을 했습니다. 신용점수와 무관하게, 오직 동료의 신뢰를 믿고 354명의 예술인에게 약 7억 원을 빌려주었습니다. 그 결과, 상환율은 95%에 달했습니다.

그들은 위험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무책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지, 우리 사회로부터 최소한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제 저희는 이 위대한 증명을 바탕으로, 더 이상 동료의 비극을 지켜보지 않으려 합니다. 이 잔혹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려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서로의 은행이 되어야 합니다. 그 길에, 지금 당신의 마음이, 당신의 연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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